서울 새벽 깨운 재난문자, 당국 간 엇갈린 입장
대통령실 “서울시가 오버” 행안부 “오발령” 서울시 “先경계경보 당연”
31일 오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가운데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경계경보를 발령하게 된 경위를 두고 정부 당국 간 입장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오발령’이라고 했고, 대통령실은 “서울시가 오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비상상황시 우선 경계경보를 발령하는 것이 당연한 절차”라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인천 옹진군 일대에 “오늘 오전 6시 29분 백령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발송 시각은 오전 6시 34분 42초였다.
그 뒤 서울시는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서울시의 메시지가 발송된 시각은 오전 6시 41분 26초. 경계경보가 발령됐다는 시각보다 9분 26초가 늦었다.
행정안전부는 오전 7시 3분 서울시의 공지를 정정하는 내용으로 위급 재난 문자를 재차 송출했다. “오전 6시 41분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림”이라는 내용이다. 서울시가 낸 경계경보가 잘못 발령됐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오전 7시 25분 30초에 또 문자를 보냈다.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인해 위급 안내문자가 발송되었습니다. 서울시 전지역 경계경보해제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시민여러분께서는 일상으로 복귀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다. ‘오발령’이 아니라 ‘경계경보 해제’라는 주장이다.
서울시는 경계경보 발송 경위를 구체적으로 해명했다. 서울시는 “오전 6시 30분 행정안전부 중앙통제소에서 아래와 같은 지령방송이 수신됐다”며 행안부로부터 받은 방송 내용을 공개했다. “현재 시각, 백령면 대청면에 실제 경계경보 발령. 경보 미수신 지역은 자체적으로 실제 경계경보를 발령”이라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서울시는 경계경보를 발령했다”며 “상황이 정확히 파악되기 전에는 우선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상황 확인 후 해제하는 것이 비상상황 시 당연한 절차”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오전 7시 25분 상황 확인 후 경계경보 해제 문자를 발송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행정안전부로부터 발사체 발사 사실을 통보받은 서울시가 과도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판단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관련 질문을 받고 “서울시가 잘못한 것 같다. 오버했다”라며 “행정안전부가 (발사체를) 쐈다고 통상 고지한 것을 서울시가 과도하게 반응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