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텅텅’ 베트남 44도 사상 최고 폭염…기후위기 덮친 동남아
베트남에서 사상 최고인 섭씨 44도 기온이 기록되는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이례적인 폭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 경고했다.
7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국립기상예보기관은 하루 전 북부 탄 호아성 호이후안역
에서 섭씨 44.1도가 기록되며 사상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2019년 4월20일 북중부 하띤성에서
기록된 이전 최고치인 43.4도를 넘어섰다. 베트남에선 최근 여름이 막 시작되는 초입임에도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 하노이 중심가에는 시민들이 폭염을 피하기 위해 실내로 대피해 거리에 행인이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베트남 대표적 상업도시 다낭에서는 높은 온도로 인해
농부들이 평소보다 일찍 일을 시작하고 있다. 응우옌 티란은 <아에프페>에 “열기를 피하기 위해
오전 10시 이전에 일을 끝마친다”고 말했다.
기후 전문가들과 베트남 당국은 국민들에게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실내에 머물라고 당부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 당국은 수자원 관련 공기업을 관할하는 산업부에 물 부족과 가뭄에 대비하라고
요청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 기후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 하노이에
근무하는 기후변화 전문가 응우옌 응옥 후이는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 측면에서 우려스런 기록”
이라며 “이같은 신기록이 몇 번 더 반복될 것이라고 본다. 극단적 기후가 사실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웃 국가들도 지난 4월부터 이상 고온을 겪고 있다. 인도차이나 지역 국가인 타이, 미얀마도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에 시달리고 있다. 타이 기상청은 지난 4월 서부 탁 지역에서 기록적인 폭염으로 44.6도를
관측했다고 보고했다. 미얀마 동부 한 마을에서도 43.8도가 관측되며 10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인근 국가 방글라데시 다카의 서부 지역에서도 1960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이 측정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우기가 오기 전 고온이 지속되는 기간이 원래 있기는 하지만, 폭염의 강도가
이전 기록을 뛰어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짚었다.
[출처 : 한겨레 김미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