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선열 추모일에도 경정장은 도박 중?"
현충일인 6일 오전 12시께 경기 하남시 미사동 경정공원.
대형 모니터가 설치돼 있는 미사리 경정장은 이용객들이 내뿜는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현충일을 맞아 전 국민이 순국선열을 기리며 애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인 국민체육공단 경주사업본부(경주사업본부)가 합법적 도박인 경정 경기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원성을 사고 있다.
29일 경정장 인근 주민과 이용객들에 따르면 현충일인 지난 6일 미사리경정장에서 오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20분 간격으로 17회의 경주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외지점 17곳을 합치면 18곳이 도박영업을 한다는 것.
온 국민이 조기를 걸고 순국선열을 기리는 현중일에 한쪽에서는 국가기관이 운영·관리하는 경정장이 버젓이 경정게임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하루 개장할 경우 60여억원의 매출하락이 보일 것으로 판단해 국가공휴일에도 개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반면, 하남시 유흥업소 중 90%가 6일 자진휴무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비는 경건한 날에 문을 닫아 시끄러운 음악소리를 자제하고 호국영령에 감사하는 취지에서다.
주민 김모(47·미사2동)씨는 "온 국민이 조기를 걸고 순국선열들을 추모하는 현중일에 국가기관이 합법의 모양새를 띤 도박장을 열고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며 " 서민을 상대로 사행심과 도박을 부추겨 카드 빚, 직장해고, 가정파탄, 도박중독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는 경정장은 하남에서 추방되야 한다"고 성토했다.
한편, 경주사업본부는 지난 2002년 6월 경정장을 개장하면서 16여년간 그린벨트를 훼손하는가 하면 불법 구조·시설물을 설치, 배짱으로 운영하다 검찰에 적발됐다.
검찰이 밝힌 경정장 그린벨트위반 범죄일람표에는 1988년부터 2010년까지 개발제한구역에서 관할관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구조물 공작물 등을 설치해 개발제한구역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했다고 적시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