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3년' 카지노, 누적손실만 500억
작년 사업부문 중 유일 적자…중국고객 유입 회복 '분수령'
파라다이스그룹의 효자였던 카지노 사업이 아픈손가락으로 전락했다. 엔데믹 전환 후 호텔과 복합리조트 등은 빠르게 수익이 개선되고 있지만 카지노만은 여전히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연내 중국 관광객 유입이 본격화 되지 않는다면 카지노 사업이 그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과 2021년에 걸쳐 총 1414억원의 누적영업손실(연결기준)을 기록했다. 호텔과 카지노, 복합리조트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국가간 여행 봉쇄정책 여파를 직격으로 맞았다. 하지만 작년 엔데믹 시대가 열리면서 다시금 수익 개선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작년 연결기준 10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로 돌아서는데 성공했다. 여기에는 호텔과 복합리조트가 지대한 공을 세웠다.
실제 복합리조트사업은 지난해 8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직전 해인 2021년 422억원에 달했던 영업적자를 털어냈고, 호텔사업부문도 59억원에서 201억원으로 241%나 급증했다. 반면 카지노 사업은 옥의 티다. 2019년만 해도 168억원의 영업흑자를 달성했던 이 회사의 카지노 사업은 코로나19 팬데믹 3년 동안(2020~2022년) 누적 영업손실만 52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작년의 경우 228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전체 금액의 43.1%에 달했다.
카지노 사업은 호텔과 리조트와는 달리 외국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타 사업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이 부진하면서 파라다이스 전체 사업부문에서 매출 대비 카지노 비중도 작년 말 32.4%(1906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직전 해인 2019년 41.1%(4083억원)과 비교하면 8.7%포인트나 축소됐다.
최근 카지노사업은 일본의 무비자 입국이 재개되고 VIP고객들이 속속 늘어나면서 회복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중이다. 올해 1분기 파라다이스 카지노의 총 드롭액은 1조2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3590억원 대비 252% 늘어났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해인 2019년 1분기 1조6210억원과 비교하면 78% 수준의 회복에 머물고 있다. 이는 최대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들의 유입이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드롭액만 봐도 2019년 1분기 전체의 3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고객은 올해 1분기 6.5% 수준에 그쳤다.
시장에선 방한 중국 관광객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미·일 3각 공조가 강화되면서 대중(對中)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점 등이 복병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1분기 누적 133만명에 달했지만 올해는 14만4000명으로 10.8% 수준에 그쳤다.
시장 한 관계자는 "국내 카지노 실적 악화는 최대 고객인 중국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긴 것이 단초가 됐다"며 "최근 일본을 중심으로 외국인 고객이 늘고 있지만 결국 중국고객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는지가 카지노 사업 이익 개선의 가장 큰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카지노사업의 경우 해외 관광객 유입 증가에 대비해 고객 친화적 게이밍 환경을 조성하는 등 선제적인 대비를 마쳤다"며 "특히 올해 세가사미홀딩스와의 협력관계를 통해 일본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현지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도 리오프닝이 본격화되며 점진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