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 우려에도 버티는 카지노주... “부유층 소비는 안 꺾인다”
중국 경기 우려로 화장품 등 중국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지만 카지노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어 주목된다. 카지노 업종의 주 고객인 상류층은 이미 축적한 자산으로 소비하기 때문에 고용 악화 등 경기 부진으로부터 타격을 덜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일주일간 카지노 관련 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15,950원 ▲ 250 1.59%))와 파라다이스(16,860원 ▲ 240 1.44%)는 주가가 각각 6.94%, 7.78% 내렸다. 그리고 롯데관광개발(15,110원 ▲ 110 0.73%)은 1.42% 상승했다. 앞서 지난 10일 중국 정부가 6년 만에 한국 단체 관광을 허용한다는 소식에 이들 기업의 주가는 하루 만에 18~29%대 급등했었다. 최근 조정은 중국 부동산 위기로 불거진 경기 둔화 전망 때문이다.
하지만 카지노주는 화장품 등 다른 중국 소비 수혜주에 비하면 선방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 재개 소식에 하루 만에 13%대 급등했던 LG생활건강(433,500원 ▼ 1,500 -0.34%) 주가는 최근 일주일 동안 12.12% 빠지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122,300원 ▲ 3,600 3.03%) 주가는 9.8% 하락했다. 전날 주가는 연초와 비교하면 13.67% 떨어진 수준이다. 한국화장품(10,520원 ▲ 20 0.19%) 주가도 최근 일주일간 3.49% 떨어졌다.
지금도 카지노주는 화장품에 비해 선방하고 있지만, 점점 더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류층 ‘큰 손’이 몰리는 카지노주는 중국 경기 우려에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소득층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으로 소비하는 데다 중국 내 고용 악화의 영향도 덜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카지노 기업의 2분기 실적은 외국인 VIP 고객 중심으로 개선됐다. 파라다이스는 올해 2분기 중국 VIP 드롭액(카지노 이용객이 칩을 구매하기 위해 지불한 금액)이 696% 늘어난 19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GKL의 상반기 총 드롭액은 1조5898억원으로 작년보다 135.4% 늘었고, 입장객은 작년보다 98.4% 늘어난 32만3918명을 기록했다. 롯데관광개발은 7월 순매출이 20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지난달 드롭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0% 증가한 1303억원이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지노 업종 특성상 상류층이 주 소비층인 만큼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한 타격이 덜할 것”이라며 “중국인 입국자가 늘어나면 6년 만의 보복소비를 기대할 수 있어 카지노 주가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카지노주와 함께 중국 단체여행 관련주로 꼽힌 화장품 관련주의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매출에서 10%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매출이 3.4%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도 2분기 매출이 117억원에 그치면서, 시장 기대치인 377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화장품을 주로 소비하는 젊은 층의 선호도가 중국 브랜드로 옮겨간 것도 악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메이크업 시장 점유율 상위 20개 브랜드 중 중국 브랜드는 6곳을 차지했지만, 한국 브랜드는 순위권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