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뉴스12]

청소년 도박이 갈수록 심각해져, 사기나 절도와 같은 2차 범죄로까지 번지고 있는데요.

예방과 치료 인프라도 부족하지만, 불법 도박 사이트에 쉽게 노출돼도 이를 저지할 마땅한 법적 근거가 없는 것도 문젭니다.

보도에 진태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온라인 도박 사이트.

성인 인증 절차 없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가입할 수 있는 불법 사이트입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진입 장벽이 낮은 온라인 불법 도박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도박 사이트가 셀 수 없이 많은 데다, 심지어는 2차 범죄까지 유발하고 있다는 겁니다.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동, 청소년이 나오는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하기까지 하는데, 대부분의 도박 사이트엔 이런 성 착취물이 버젓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불법 도박 사이트를 신속하게 차단하는 내용의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모두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명근 변호사 / 법무법인 내일

"도박 같은 경우에도 예컨대 불법 사설 토토라든가, 불법 사이트를 만드는 데 협조를 하든 아니면 돈을 간수하든 조금 관여되기만 해도 실형에 처하는,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의 경우 도박에 더 취약하지만, 이들을 돕기 위한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해 기준, 학교 밖 청소년들은 재학 중인 또래 청소년보다 2.5배 가까운 12.6%가 도박과 관련해 문제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학교 밖 청소년이 도박 상담을 받은 경우는, 전체 상담 건수 중 단 1.9%에 불과하는 등, 치료와 상담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인터뷰: 조윤희 상임위원장 / 대한민국교원조합 (부산 금성고)

"학교 밖 청소년이 실은 더 심각하거든요. 성인 도박으로 가기 전에 막으려면 보다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할 것 같고, 청소년이기 때문에 어떤 특별법으로 막는 장치도 필요하고."

불법 도박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부터 근절하지 못한다면, 청소년 도박과 이로 인한 범죄는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단 지적입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