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온라인 불법 도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손쉽게 모바일을 이용해 도박이 가능해지면서 일상이 무너질 정도로 중독 증세를 나타내는 경우도 많다. 손 안의 카지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지만 이를 막을 대책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자녀가 갑작스럽게 용돈을 많이 요구하거나 난폭한 행동을 하는 등 이상 증세가 나타나서야 자녀의 도박 중독을 알아챈 경우가 많다. 도박 특성상 금전 거래가 필요한데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은행을 통해 청소년 계좌 개설이 쉬운 점도 쉽게 도박에 빠지게 하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계좌만 개설하면 그때부터 도박 사이트에서 충전·환전하는 일이 너무나 쉬워진다. 현재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사용하는 계좌 상당 부분이 온라인 은행의 계좌란 점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불법 계좌 관리가 거의 되지 않아 청소년들의 불법 계좌가 거의 방치된 상태다. 게다가 보호자가 자녀의 계좌를 해지하려고 해도 서류 등 절차가 까다롭고 계좌를 없애도 무통장 송금서비스를 통해 돈을 보내면 도박 사이트에서 충전·환전하는 일이 가능한 현실이다. 쉽게 접속이 가능하고 간단하게 돈이 오가는 속성상 도박의 유혹에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불법 도박을 막기 위해서는 돈줄을 끊어내는 일이 급선무다. 도박에 중독된 계좌인가의 여부는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입출금 행위가 단시간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특성상 충분히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불법 도박사이트에 연루된 계좌를 전문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2024~2028년 도박 근절을 위한 ‘사행산업 건전 발전 종합계획’을 내놓았는데 가장 필요한 불법 도박에 이용된 계좌의 거래정지 제도 도입이 검토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실효성이 의문이다.

지난해 불법 도박 시장 규모가 100조 원을 넘었다고 한다. 실로 엄청난 규모다. 이에 비해 정부의 대응책은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수사와 도박사이트 주소 차단 식의 일차원적 접근에 머무는 실정이다. 특히 호기심이 많고 자제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을 불법 도박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청소년 도박 근절을 위한 여러 제안들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제안이 눈길을 끈다. 즉 청소년 계좌가 불법 도박 사이트와 연관된 출금 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뤄질 때 금융기관에서 보호자에게 통지하는 시스템 제안이다. 적극 시행할 필요가 있다. 내 손 안에서 펼쳐지는 도박의 유혹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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