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렛 돌리면 순금 준다던 BJ, 실제 준건 상품권 30만원이 전부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BJ)들이 도박·성인방송 등을 하다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최근 BJ A씨(28)가 방송 중 ‘별풍선 룰렛(Roulette)’ 도박을 한 혐의(도박공간개설)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2018년부터 방송 시작…2년 만에 도박
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A씨는 4년 전인 2018년 국내 최대 인터넷방송 플랫폼에서 개인방송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맛집 탐방과 먹방(먹는 방송), 다른 BJ들과 합방(합동 방송)등으로 시청자를 만났다.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다양한 콘텐트 영상을 올렸지만, 조회 수는 100~200회에 그쳤다.
2년 동안 꾸준한 활동을 했음에도 시청자가 늘지 않자 고민에 빠졌다. A씨는 결국 방송 플랫폼을 도박 공간으로 활용키로 했다. 1개당 100원 상당의 별풍선(가상 선물)을 판돈으로 걸고 룰렛 도박으로 시청자 사행심을 자극했다.
A씨가 시청자들에게 내건 상품은 순금·상품권이었다. 판돈은 별풍선 1개부터 시작했기에 학생들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수입도 은근히 괜찮았다. 열한 차례 룰렛 도박을 진행해 회원 1000여명에게 총 1700만원 상당의 별풍선을 챙겼다. 반면 그가 시청자들에게 준 건 30만원 상당의 상품권뿐이었다.
범죄 알았지만…시청자 수 올리기 위해
A씨는 경찰조사에서 "방송 중 도박 행위는 불법인 것을 알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1~2시간 방송 영상을 올려도 조회 수와 시청자가 많지 않자 궤도를 이탈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여기에다 해외여행 도중 클럽과 유흥주점 등을 찾아다니며 촬영한 영상까지 내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성인 방송에서나 볼 수 있는 방송 콘텐트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방송 채널은 아직 정상 운영 중이다. 해당 방송 플랫폼 회사 운영정책을 보면 도박 관련 콘텐트는 방송하지 못 하게 하고 있다. 이를 어길 시 경고와 이용정지(3일~영구정지) 등 제재를 받는다. A씨를 수사하던 경찰은 회사 측에 방송을 계속하는지를 물었다. 회사측은 "A씨 방송을 모니터링 중이며 적절한 제재를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개인방송 도박 3.5배 급증…10대 도박중독 3배 늘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개인방송 관련 도박 관련 신고는 2020년 19건에서 2022년 71건으로 3.5배 이상 늘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10대 도박중독 환자 수는 2017년 39명에서 2021년 127명으로 증가했다.
현행법상 도박사이트 운영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 도박 행위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불법 개인방송은 호기심 많고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10대 청소년들이 도박중독에 빠뜨릴 수 있다. 중독 환자 수도 늘어나고 있어 범정부적인 단속과 예방이 필요한 실정이다”며 “사이버도박 단속과 모니터링을 더 강화하고 범죄예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